세계 3대 엔지니어링 기업 ABB(ASEA Brown Boveri)
ABB는 유럽 엔지니어링 및 산업 자동화 부문을 대표하는 제조사로 스웨덴의 ASEA 社와 스위스의 Brown, Boveri & Cie 社가 합병하여 탄생하였다. 사실 전세계 엔지니어링 산업의 절대 강자인 미국의 GE와 독일의 지멘스가 이 분야에서 버티고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약체인 3위 회사로서는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동력을 찾을 수 밖에 없었고 이후 90년대를 거치며 Combustion Engineering 및 Elsag Bailey 社를 잇따라 인수하며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Big 3가 될 수 있었다.
사업부문으로는 Electrification Products / Robotics and Motion / Industrial Automation / Power Grids 의 총 4개 부문으로 나뉜다. 이 중 ABB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부문은 Electrification Products로 2018년 7월 GE의 인더스트리얼 솔루션 부문을 26억 달러에 인수하였으며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TU Delft) 캠버스 내 연구개발센터를 조성하여 이 곳에서 태양광 인버터, 개폐기, 전기차 충전기 등 광범위한 신성장 분야의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대주주는 스웨덴의 투자기업 Investor AB로 유럽의 대표적 명가 발렌버그 가문이 소유한 투자사이다. 현재 발렌버그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사브(완성차), 일렉트로룩스(소비자가전), 아틀라스콥코(산업장비), 아스트라제네카(제약), 에드워드(산업자재) 등이 있으나 '소유하되 드러내지 않는다' 라는 가훈에 따라 가문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각 회사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ABB 역시 독립적인 개별 경영이 이루어 지고 있다.
ABB는 한국과도 정치적으로 인연이 깊은데, 90년대 중반 한반도에 북한의 핵무기 개발 위협이 가중되자 한국·미국·일본은 국제 컨소시엄인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를 구성하여 북한에 경수로 개발 사업을 진행해주었고 이 때 경수로용 핵발전소 2기를 북한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가 ABB이기도 하다.
ABB코리아 천안공장
[주소 : 천안시 서북구 3공단4로 49]
ABB코리아는 서울의 본사, 천안의 생산공장 그리고 부산의 연락사무소 등의 사업장을 가지고 있으며 오늘 살펴볼 곳은 생산공장인 천안 사업장이다. 천안공장은 1,2공장과 트레이닝센터가 함께 위치해 있으며 규모로만 보면 천안 내에서 에드워드코리아, 유미코아코리아와 더불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외국계 회사중 하나이다.
천안 공장에서는 ABB의 4개 사업부문의 모든 제품을 생산해 왔으나 최근 송배전 사업부문(Power Grids)이 히타치에 매각되면서 향후에는 사실상 3개 사업 부문만을 영위하게 된다. 최근 본사 차원에서 중국에 로봇공장 및 스마트팩토리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다른 사업부문 역시 중국으로 철수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또한 국내 조선 산업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선박을 위한 전기추진 제품이나 해양 플랜트 시장에 제품을 납품하던 산업자동화 부문도 큰 실적 개선을 보이지 않고 있어 사업환경이 긍정적이지는 않다.
사실 ABB코리아에 대해 말하려면 2017년 초에 발생한 '재무담당 임원의 400억원 횡령 사건' 을 이야기 하지 않고는 시작 할 수 없다. 모든 시작은 본 사건 전과 후로 나뉘며 그 사건 이후 ABB코리아의 전체적인 사업환경이나 사내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2017년 2월 발생한 본 횡령사건은 천안공장에 근무하는 재무담당 임원 오모씨가 400억원(연관 추산 피해 약 1000억원)을 빼돌린 사건으로 CNN을 비롯한 각종 외신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ABB 본사는 즉각적으로 이를 시인하고 ABB코리아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했으며 주범인 오모씨를 형사고발 조치하였으나 이미 당사자는 가족과 함께 홍콩으로 출국하여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였고 ABB코리아는 큰 충격에 빠진다.
당시 연매출 약 4천억원에 영업이익 400억원 정도의 규모였던 ABB코리아로써는 한해 영업이익의 전부를 잃은 사건이었고 본 사건으로 인해 법인장이 해임되고 재무팀 실무자까지 대대적으로 물갈이가 되며 정리해고 되었다.
ABB코리아는 사실 10여년간 견조한 성장으로 인해 본사에서도 인정받아 외국인 파견 주재원이 법인장을 맡던 관행에서 벗어나 현지인인 한국인에게 법인장을 맡기기 시작한 과도기적인 시기 였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당시 한국인 법인장은 해임되면서 다시 외국인 법인장 체제로 되돌아 가게 되었으며 CFO까지 외국인 파견 주재원으로 교체 되었다.
결국 2017년 ABB코리아는 그 해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며 파국을 맞이했고 경영진과 재무팀의 대대적인 물갈이로 새로운 시기가 도래했다. 본사 차원에서 한국법인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데다 한국 내 발전 및 조선산업 시황이 악화되고 있었고 송배전 사업부문마저 매각하게 되자 주요 투자역시 중국으로 몰리며 사실상 성장동력을 상실했다는 평이다.
이는 급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급여 상승률이 2% 내외에 그칠 정도로 사실상의 동결 상태에 돌입하여 불만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최근까지도 퇴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대졸초임 연봉까지만 보면 3천만원 후반대로 훌륭하나 그 이후 연봉상승은 거의 없어 대리, 과장 직급으로 진급하여도 국내 회사처럼 큰폭의 임금인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다만 차장 이상의 직급으로 올라가면 급여차가 크게 올라 간다고는 하나 정작 실무에서 일을 해야할 대리-과장 급들의 연봉이 차부장들과 갭차가 지나치게 커지면서 점점 조직에서 대리-과장급들의 이탈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실무자 보다 관리자가 더 많은 역피라미드형 조직이 되고있어 실무자 레벨에서의 업무과중이 크다는 불만이 있다. 또한 일부 부서에서는 희망퇴직이 진행되면서 과거에 비해 고용안정성도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몸을 사리려는 매니저들과 실무자들간의 갈등이 계속 팽배해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 되었다.
횡령사건 이후 복리후생이 과거에 비해 많이 축소되고 있으며 기숙사나 별도의 주거비 지원이 없으니 타지방 근무자들은 주거문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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