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취업 이야기

외국계 기업 영어회화 요구 능력은 어느 정도?

나팀장 2019. 2. 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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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니까 왠지 외국인이랑 얘기를 해야할거 같긴 한데...

 

당연하다. 외국계 기업은 외국인 투자 자본에 의해 설립된 회사이니 만큼 관리와 보고가 모두 외국인에 의해 통제될 수밖에 없다. 그러자면 영어를 사용해야 하고(일본계 기업은 영어보단 일본어를 더 우대하긴 한다) 과연 어느 정도 수준까지 요구하는지가 구직자들의 관심사항 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늘 말하지만 '외국계'라는 단어 하나로 모든 외국계 회사를 정의 내리기엔 외국계 회사의 범위가 너무나도 넓다 보니 이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산업 별로, 법인의 설립 형태 별로, 각 회사의 관리 지침 별로 이것도 무엇하나 특정해서 이야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기에 큰 카테고리로 나누어 그룹별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산업별 특징

 

산업별로 보았을 때 영어 활용도가 제일 높은 곳은 당연 금융권일 것이다. 상위 IB의 경우 국제 금융 중심 자체가 뉴욕/영국/홍콩/싱가폴을 중심으로 짜여 있기에 한국인보다 외국인과 업무를 진행해야 할 경우도 많다. 사실 이는 누구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안으로. 상위 IB 엔트리 레벨의 연봉 수준을 보면 이곳에 지원하는 지원자들 자체가 사실 영어로 대화하는데 고민 같은 걸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이런 저 세상 얘기보다 조금 더 현실적인 레벨로 내려왔을 때 규모 대비 영어 활용도가 높은 곳은 어디일까? 바로 담배 업계가 그중 한 곳이다. 담배 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3곳이 독과점 시장을 이루고 있다. 필립모리스 /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 / 재팬타바코인터내셔널(JTI) 이 3곳이 전 세계 담배업계의 큰손들이며 한국에도 이 3사가 모두 진출해 있다.


담배업계는 전통적으로 일선 Manager급 레벨까지도 본사 차원에서 주재원을 파견하여 배치하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이는 3사 모두 동일하여 어느 곳을 가든 팀장급 레벨에서도 흔히 외국인 주재원을 만나 볼 수 있다. 당연히 일일 업무까지도 영어로 처리돼야 하는 비중이 높고 영어회화 능력이 직무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팩터가 된다.


엔지니어링 업계도 외국인 주재원이 많은 산업으로 꼽힌다. 본사 차원에서 선도기술을 가진 엔지니어가 각 로컬 법인에 파견 형태로 나가 실무를 뛰거나 현지 엔지니어들을 교육해서 일선에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디렉터나 매니저급뿐만 아니라 실무자 레벨에서도 외국인 주재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로컬 법인의 설립 초기에 이런 경향이 강한데 아무래도 아직 로컬 직원들에게 충분한 기술이전이 이뤄지기 전이니 만큼 상대적으로 신생법인일수록 업력이 오래된 곳보다 외국인 주재원들의 입김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지멘스 에너지솔루션즈가 위치한 서울스퀘어]

 

예를 들어 지멘스의 경우 기존의 한국 지멘스와 별개로 에너지 사업부문이 독자적으로 2014년 한국에 진출하여 지멘스에너지솔루션즈라는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였는데 이 경우 에너지솔루션 사업부의 아시아 지역본부(Regional HQ)까지 겸하게 되어 AP지역 임원부터 실무진까지 외국인 주재원을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비교적 최근에 생긴 신설 법인이라 아직도 많은 주재원이 한국에 상주하고 있다.    

 

 

 

 

법인형태별 특징

 

국내에 진출해 있는 대부분의 외국계 회사들은 판매법인 형태다. 소위 Sales Office 라 불리는 형태로 제3 국의 생산기지에서 제조된 물품을 한국에 수입해와 한국 시장에 파는 일종의 무역업 형태의 법인들을 말한다.


이러한 판매법인들은 생산법인(공장)에 비해 기술적으로나 기능적으로 큰 역량을 요구하는 사업체가 아니다 보니 법인장 레벨이 아니고서는 사실상 주재원을 별도로 파견하지 않거나 혹은 그 법인장마저도 한국인으로 대체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법인 형태 중 가장 많은 외국인을 목격할 수 있는 형태는 연구법인(연구소) 일 것이다. 로컬 시장에 맞게 Application을 개발해야 하기에 이러한 외국인 엔지니어들이 실무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의 법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R&D 거점을 가져가려 하는 경우가 크지 않아 이 경우는 정말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의 법인 중 하나고 국내에서는 보통 연구소만 독립적으로 진출하기보다 다른 목적으로 진출한 법인에 부가적으로 연구조직을 갖추어 놓는 형태로 설립된 경우가 많다.

 

[로버트보쉬코리아 용인 R&D센터]

 

국내에 대표적인 연구법인이라면 로버트보쉬코리아의 용인 R&D센터가 있다. 이곳은 한국시장의 거점 본사 역할을 수행하면서 연구소가 같이 결합된 형태의 조직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기 위한 Application 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어 실무에서 많은 외국인 엔지니어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    

 

 

 

 

직무별 특징

 

직무별로도 활용하는 영어회화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국내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판매법인(Sales Office) 형태의 외국계 투자 법인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인사 (필요 영어 능력 : 중)

부서장이 외국인 주재원인 경우는 거의 없으나 인사 조직은 대표적인 메트릭스 구조를 취하는 부서 중 하나다. 따라서 법인 대표에게 직접 보고하는 라인 이외에도 RHQ나 HQ 인사임원에게 직보가 될 수 있도록 점선 조직이 이루어지는 조직 중 하나다 보니 문서화된 보고자료 작성에 능해야 한다.


재무 (필요 영어 능력 : 상)

부서장이 외국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CFO 자리는 자금 관리를 위해서라도 본사에서 가장 유심히 컨트롤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작은 회사라도 보통 본사 차원에서 주재원을 파견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부서장이 한국인일 지라도 본사나 RHQ에 올라가는 보고서 레벨 수준은 타 부서의 보고서와 수준을 달리 한다. 정확한 숫자를 표현할 줄 알아야 하며 법률용어와 회계용어들을 모두 영어로 사용하여 보고해야 하기에 매우 수준 높은 보고 자질을 요한다.


SCM (필요 영어 능력 : 중)

외국계 특성상 판매물품이 외국에서 오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기본 영어 능력은 필수이다. 거기다 공급업체와의 분쟁이나 3PL관리 등의 업무까지 연결되어 있기에 관련 컴플레인 해결과 업체 컨택을 위해서는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다. 현장 업무만을 하는 경우 영어가 전혀 필요치 않은 경우도 있지만 관리자 레벨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회화 능력이 필요하다.


마케팅(필요 영어 능력 : 상)

판매법인에서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의 홍보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판매전략과 계획을 세우는 포지션이다. 비용 중 큰 부문을 차지하는 마케팅비 집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에 대한 본사 차원의 설득과 보고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본인이 원하는 전략을 본사에 납득시키려면 지난한 보고서와의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현장에서 업체 컨택만 하는 자리라면 영어가 필요 없겠으나 관리자급 이상이 되려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계획과 예산 배정을 위해서는 단순한 보고를 넘어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는 영어능력이 필요하다.


엔지니어(필요 영어 능력 : 중)

기술문서를 읽고 본인이 그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하며, 때로는 기술 콘퍼런스 등에 직접 참가하여 영어로 트레이닝을 받아야 할 경우도 생긴다. 기술 수준이 높지 않은 형태의 B2B 업체에서는 교육량이 많지 않을 수 있으나 엔지니어링이나 반도체 산업군에서는 본사에서 파견 나온 외국인 엔지니어와 협업을 하거나 신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을 수 있다.


영업(필요 영어능력 : 하)

외국계 회사에서 영업은 국내 영업이다. 혹자는 이를 기술영업이라고 표방하는 곳도 있는데, 이는 엔지니어들을 보조하는 일종의 납기 스케줄 관리 업무가 더해진 것이지 그 본질은 결국 국내 일반 B2B 영업이다. 부서장이 외국인인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본사에 대한 매출 보고도 대부분은 재무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본사 보고 내용이 타 부서에 비해 난이도가 높지 않다. 업무 자체가 엔지니어의 보조 내지 엔지니어가 고객사와 협의한 결과에 대한 후속 납기 스케쥴 관리에 한정되다 보니 업무적으로 큰 영어 구사능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취재 도움 : 성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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